애드센스


애플 아이팟이 침해한 일본 특허 상세 내용 특허

며칠 전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를 발표하던 날, 일본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에서 애플의 iPod 제품이 일본 발명가의 클릭휠 특허를 침해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특허 관련 사건에 대한 한국 뉴스 기사는 언제나 사건의 배경부터 특허 내용 등은 싹 무시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같은 결과만 써 놓기 때문에, 내용을 간단히 찾아보고 그와 연관된 내용 몇 가지에 대하여 간략히 써 보려고 합니다.


1. 결과


기사 참조

아이팟 클릭 휠이 일본 발명가 사카이 노리히토의 특허를 침해해서 3.3억엔을 배상해야 한다.
심플한 기사네요... 정말 결과 외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게 클릭 휠입니다.


2. 배경


13년 1심 판결 기사

13년 9월에 일본 발명가 사카이 노리히토가 1심 판결에서 3.3억엔의 배상 판결을 얻었다는 내용입니다. 사카이 씨의 특허는 1998년에 출원되었고, 2004년부터 일본에 발매된 아이팟이 해당 기술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카이 씨는 2007년에 애플에 특허침해금지 청구를 했고, 협상 과정에서 100억엔을 요구했지만, 법정에서의 판결은 3.3억엔에 그쳤다고 하는군요.

해당 판결은 2014년의 항소심, 2015년의 대법 판결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약 10여년간 소송 및 협상을 진행하여 원심 판결이 유지된 것으로 보면 되겠네요. 


3. 특허 내용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다면 어떤 특허인지도 함께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JPB_0003852854.pdf (특허 전문)


일본 특허청 사이트에서 내용을 검색하여 찾아온 내용입니다. 원래는 한국 특허청의 kipris 사이트에서 일본 특허 기계번역을 제공하기에 그 곳에서 내용을 검색하려고 했으나, 내일까지 사이트 점검 중이네요 -.-

- 특허번호: JP3852854 (특허일: 06.09.15)
- 출원일: 05.05.02
- 원출원: JPH10-012010 (출원일: 98.01.06)

조금 더 살펴보면, 해당 특허는 일본에서만 출원이 되었고 해외 출원이 없습니다. 즉, 일본에서 판매되거나 사용되는 제품에 대해서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일본에서만 출원되어 시간이 좀 지나서 미국에서 출원할 수 없는 특허가 있다고 하면, 그 특허를 사용한 제품은 미국이나 한국 등지에서 마구 만들어서 팔아제껴도 아무런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억울하면 미리 출원했어야...


3-1. 특허 권리 발생 기간


위 내용을 쉽게 설명 드리면, 98년 1월에 출원된 특허에 대한 분할출원이 05년에 있었고, 이 내용이 06년에 등록된 것입니다.

자세하게 파고들면 좀 다르지만, 98년에 출원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특허가 06년에 등록된 것이므로, 특허권자는 특허가 등록이 된 시점인 2006년부터 이 특허를 가지고 98.01.06 이후에 만든 제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3-2. '클릭 휠' 을 사용하면 다 특허 침해인가?


기사에는 단순히 '클릭 휠 특허' 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특허 관련 내용을 모르고 읽으시는 분들은 아 클릭 휠을 사용하는 경우 다 그 사람 특허인가보다.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만, 실제 특허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은 특허 내 청구항에 기술된 내용으로 한정됩니다. 특허의 제목은 그 특허에 대한 참고일 뿐이고, 특허에 나와있는 도면이나 설명 등은 특허 청구항을 해석하기 위한 부가적인 자료라고 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연습문제를 추가해 보았습니다. 여기서 누가 맞는 말을 하는 건지 한 번 생각해 보시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좋겠네요.


문제가 좀 쉽나요? ㅎㅎ


3-3. '클릭 휠' 특허의 실제 권리범위


실제 특허의 범위를 알기 위해서는 특허 청구항의 내용을 보아야 하는데, Naver 기계 번역을 사용하여 소송 특허 청구항 1항의 내용을 약간 다듬어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습니다.
저는 일알못이고 번역기를 참고한 내용이라 틀렸을 수 있으니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시면 댓글로 보충해 주시면 좋겠네요.


【請求項1 】
 リング状である軌跡上に連続してタッチ位置検出センサーが配置されたタッチ位置検知手段と、
 接点のオンまたはオフを行うプッシュスイッチ手段とを有し、
 前記タッチ位置検知手段におけるタッチ位置検出センサーが連続して配置される前記軌跡に沿って、前記プッシュスイッチ手段が配置され、かつ、
 前記タッチ位置検知手段におけるタッチ位置検出センサーが連続して配置される前記軌跡上における押下により、前記プッシュスイッチ手段の接点のオンまたはオフが行われることを特徴とする接触操作型入力装置。


[청구항 1]
링 형상인 궤적 위에 연속 터치 위치 검출 센서가 배치된 터치 위치 탐지 수단과
접점의 온 또는 오프를 하는 푸시 스위치 수단을 가지며
상기 터치 위치 탐지 수단에서의 터치 위치 검출 센서가 연속해서 배치되는 상기 궤적에 따라서 상기 푸시 스위치 수단이 배치되고
상기 터치 위치 탐지 수단에서의 터치 위치 검출 센서가 연속해서 배치되는 상기 궤적 상의 입력으로 상기 푸시 스위치 수단의 접점의 온 또는 오프를 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접촉 조작형 입력장치.


내용을 보니 그나마 간단하고 좀 쉬워 보입니다.

- 일단 특허에서 설명하고 있는 장치는 '링 형상의 궤적' 과 '연속 터치 위치 검출 센서' 가 배치된 터치 위치 탐지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휠의 궤적을 따라 손으로 제스처를 그리는 것을 연상할 수 있겠네요.

- '접점의 온 또는 오프를 하는 푸시 스위치 수단' 이 있어야 하는데, 이름이 '푸시 스위치' 인 것으로 보아 물리적인 누르는 입력이 있어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는 특허명세서 내에서 '푸시 스위치' 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예를 들면, 터치나 탭 같은 제스처를 실행하는 것도 푸시 스위치에 해당한다는 언급 같은 게 있다면 얘기가 또 달라지겠죠.

- 위의 링 형상 궤적 위에 푸시 스위치 수단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클릭 휠에 있는 각종 표시들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 궤적 상의 입력을 통해 푸시 스위치 수단의 온/오프를 결정해야 합니다. 누르는 입력을 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내용이 짧고 간략할수록 실제 제품에 사용되고 있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반대로 출원일 이전에 나왔던 선행기술과 동일하거나 유사할 확률도 높아지겠죠. 그런 면에서 이 특허가 무효도 안 되고 침해 판결을 받았다는 것은 특허 관점에서는 매우 강력한 특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3-4. 특허가 적용되었다고 판단되는 제품


특허의 출원일인 98.01.06 이후로 일본에서 판매, 생산, 사용되는 제품들 중 위의 청구항에 기재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입니다. 이번 소송에서는 애플 아이팟 시리즈인 것으로 명시하였습니다.

단, 제품의 특징을 청구항에 사용된 용어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해당 제품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궤적이 링 형상이 아닌 제품이 있다면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겠죠, 또한, 만약 명세서에 있는 "푸시 스위치 수단"이 터치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되어 있다면, 아이팟 제품 중 실제 누르는 스위치 대신 터치를 이용한 제품이 있다면 이는 특허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어떤 제품군들이 특허를 침해했는지 알아보려면, 청구항과 함께 명세서 및 출원 과정중에 특허 심사관에게 제시한 의견 등 여러 가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때문에 전문가나 변리사의 도움이 필요하겠죠.


3-5. 왜 3.3억엔인가?


판결문을 입수하거나, 재판 내용을 알아야 정확한 내용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중 몇 가지 근거를 가지고 추리해 보는 것도 좋겠죠. 국가마다 배상에 대한 법률이나 판례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대략 아래와 같은 것들을 가지고 판단하게 됩니다.

- 특허침해 배상액은 특허권자가 특허침해 때문에 손해를 본 액수로 한다. ==> 예를 들면, 내가 A제품을 팔고 있었는데 상대가 B제품을 팔아서 내 제품의 판매량이 줄었다. 이 경우에는 줄어든 매출이 손해액이 될 수 있겠죠.

- 내가 제품을 팔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특허침해자에게 원래 받을 수 있는 로열티가 손해액이 될 것입니다. 나라마다 법원마다 판결 기준이 다릅니다만, 해당 제품의 매출, 마진, 해당 산업이나 기술의 평균 로열티, 그리고 매출 중 그 기술을 적용하여 '추가 매출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에 대한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산정하게 됩니다. 애플 케이스는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 일본에서 04년부터 xx년까지 판매된 아이팟 대수 * 아이팟 단가 * 해당 특허가 매출에 기여한 기여도 * 로열티율 = 3.3억엔

이런 식으로 계산했을 수도 있겠죠. 하여튼 2013년 1심에서 계산한 바로는 3.3억엔이었다는 것입니다.

- 제가 아는 바로는 일본 법원이 배상금이 매우 짠 편입니다. 미국이 좀 세죠. 경험상 한국은 일본보다도 짠 것 같은데 이건 통계 자료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특허권자가 100억엔을 주장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저거 가지고 100억엔 주장은 좀 무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전자제품 내에 적용되는 특허가 한두개도 아니고, 이 특허가 매출에 기여한 바가 몇 퍼센트나 되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그리 높게 판단할 수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끽해야 전체 침해대상품 매출 중 0.x% 정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미국 법원 같은 경우는 판결문 찾기가 쉬운데, 일본 법원은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어도 모르고... 누가 찾아주신다면 보고 분석은 해 볼 수 있겠네요.





4. 결론 및 다음 회 예고


이 경우에서는 특허권자가 승리했지만, 기간 및 비용을 고려하면 상처뿐인 승리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다행히 승소는 했지만, 특허 자체가 일본에만 출원되고 있어 배상금 역시 일본 판매량으로 한정되었죠.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왜 기업들은 발명가의 특허에 지불하는 가치에 인색한 주제에, 응당 줘야 할 돈도 안 주려 하는 걸까요? 


타인의 특허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이는 특허제도 하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일인데, 문제는 '타인의 특허기술' 을 내가 진짜로 사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타인의 특허기술' 이 무효인 것은 아닌지에 대하여 특허권자와 사용자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이겠죠.


- 어떤 사람이 나한테 특허를 들고 돈을 달라고 찾아왔는데, 내가 볼 때는 그 특허에 적힌 기술의 컨셉은 우리 제품과 비슷할 수도 있지만 실제 청구항에 적힌 내용을 보니 우리 제품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럼 특허권자에게 돈을 줘야 할까요?

- 아니면, 열심히 찾아서 그 특허보다 먼저 세상에 발표된 공개 자료를 찾았는데, 그걸 보면 그 특허가 무효일 것 같은데 그래도 발명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돈을 줘야 할까요?


뭐가 됐든 특허권자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입니다. 분명히 내가 발명한 기술이고 베껴서 한 것도 없는데, 대기업 놈들이 내 특허를 마음대로 사용하면서 청구항이 어쩌고 권리범위가 저쩌고 별 시답잖은 핑계를 대고 돈 한 푼 안 주더니, 나중에는 내 소중한 특허가 무효라면서 소송을 제기하고, 그 와중에 돈이 수억원 깨지고 보상은 한 푼도 못 받고... 종종 일어나는 일이죠.


하지만, 위와 같은 케이스에 대해 기업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응당 줘야 하는 돈' 이 맞다고 생각할까요? 그게 맞는 걸까요? 

그건 다음 편에 다시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덧글

  • ReiCirculation 2015/09/14 21:18 # 답글

    변리사이신가바여ㅎㅎ
    글 잘 봤습니다
  • Anonymous 2015/09/16 08:25 #

    넹 감사합니다. ^.^ 변리사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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