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기타도라] 무지개 한 닢 씹뜨억

내가 모펀에서 본 일이다.

늙은 겜창 하나가 오락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스킬 8500짜리 이어뮤 카드 하나를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카드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오락실 알바의 입을 쳐다본다. 오락실 알바는 겜창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카드를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카드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알바를 찾아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카드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무지개가 찍힌 카드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오락실 알바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카드를 어디서 훔쳤어?" 겜창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길바닥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그렇게 귀한 카드를 빠뜨립니까? 떨어지면 소리는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겜창은 손을 내밀었다. 오락실 알바는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카드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지갑 위로 그 카드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투덱 옆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기계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카드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도와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카드를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길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무지개 카드를 줍니까? 대리(代理) 한 번을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스킬 10 올라가는 것도 백에 한 번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1점 1점 얻은 스킬로 몇 점씩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스킬 500점을 카드 색깔과 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열다섯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무지개(虹)' 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카드를 얻느라고 아홉 달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색깔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무지개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무지개 카드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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