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톨레도 도보 한 바퀴를 돌아보니 이동거리가 꽤 나오고 그래서 그런지 배가 많이 고팠기에 미리 찾아놓은 식당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잇님들의 추천-_-;;; 을 통한 네이버 맛집을 선호하는 마누라를 데리고 부득부득 우겨서 찾아간 여기는

NuRi's Tools - Google Maps 변환기
위치는 이렇습니다.
사실 엄청 애매한 데에 있습니다. --;;;
걸어가기는 꽤 멀고.. 택시를 타자니 가깝고.. 버스도 애매...
저는 당차게 걸어갔다가 마누라의 눈흘김을 여러 번 당했지요.
하지만!
이 따위 위치에도 불구하고 가격대 성능비가 미친 식당이라 추천을 안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 말이지만 가성비는 가격이 쌀 때만 쓰는 말이 아니라는 것
가격이 싸지는 않지만 그 가격 이상의 음식이 나올 때도 쓸 수 있다는 것
강조하고 가겠습니다.

문 안쪽에도 다른 자리가 더 있는 것 같네요.
이제 1시가 막 넘은 시간이라 아직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한국으로 따지면 10시 반쯤 식당 들어가서 점심 달라고 하는 느낌?
저는 예약이 되길래 예약을 하고 간 건데.. 이럴 줄은 몰랐네요...
그렇다고 인기없는 식당인데 돈 받고 사기치는 건 아니고 그냥 일찍 들어가서 그런 겁니다.
밥 다 먹고 나올 때쯤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습니다. ㅎ_ㅎ


사실 이거 먹는 게 가성비 쪽에서는 월등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메뉴를 본 마누라가 별로 탐탁치 않아해서...
라따뚜이를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빠에야를 먹고 싶은 것 같기도 하고

메뉴들이 정통 스빼니쉬 느낌은 아니고 뭔가 일본 느낌이 약간 들어간 퓨전 삘이 풍겼는데, 각종 타르타르, 타다끼, 미역(わかめ) 같은 단어들이 메뉴판 중간중간에서 보여서 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시트러스라든지 아메리칸 소스라든지 하는 것들도 일반 스페인 식당하고는 약간 다른 느낌을 주는 데 일조하고 있고요.
가운데에 있는 RICE DISHES 가 빠에야 메뉴라고 해서, 랍스터 빠에야를 시켜보았습니다.
아래에 있는 왕새우도 먹어보고는 싶었습니다만 좀 더 싸고 그럴싸한 랍스터 쪽으로.
ㅋㅋ
평생 랍스터 구경을 거의 못 해봤는데 일등석 타고 오면서 한 번, 마드리드에서 한 번, 톨레도에서 한 번..
3일만에 3랍스터를 먹게 되는군요.

마구마구 시켜보고 싶었습니다만 예산에는 한계가 있고.. 일단 대표메뉴부터 먹어보고 싶고...
아래에 있는 시푸드 플래터 같은 게 눈에 들어왔지만 선택은 두 번째에 있는 연어를 곁들인 미역과 쿠스쿠스 샐러드
테이스팅 메뉴 중에 가장 눈에 들어온 메뉴였기에 신기해서 시켜보았습니다.
밥은 빠에야 2인분으로 먹고 나머지는 맛을 본다는 개념으로다가

한국에서 올리브 잘 보기도 힘들고 가끔 보는 건 피자 위에 올라간 ㅋㅋㅋ 그런 것밖에 못 봤었는데, 여기서 제대로 된 올리브를 먹어보네요. 식감 좋고 짭쪼름하고 잡맛 없고.. 스페인 여러 식당 다니면서 먹은 올리브 중에 여기 올리브가 제일 맛있었습니다.
음식과는 관계없을 수 있지만 그릇도 예쁘고 올리브 먹고 남는 씨 뱉는 곳도 같이 붙어있고 ㅋㅋ 디자인에 맛에 센스까지

가게마다 상그리아 맛이 조금씩 다른 것 같던데, 여기 거에서는 사과 오렌지 뭐 그런 과일들 단맛이 과하지 않게 났습니다. 무슨 베리류 맛도 조금 났던 것 같고? 가물가물하네요.
두 잔을 시켜서 마눌이랑 같이 마시려 했으나 어제 알함브라 식당에서 몇 모금 먹고 헤롱거렸던 기억이 있어 그런지 한사코 거부하여 한 잔만 시키고 물 하나를 더 시켰습니다. ㅎㅎ
자제하는 음주생활 아름답다..

이렇게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강원도 횡성 둔내면 마을의 민가 벽 가운데에 메주 담아놓는 공간에 와인을 담아놓은 듯한 그런 친숙한듯 하며 일상적이지 않은 시골의 향취가 풍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생각나는 대로 써 봤는데 읽어보니 개소리네요.
ㅈㅅ

계절 때문에 그런지 메뉴판에는 없었던 메뉴였는데.. 마눌이 달라고 조르니까 서버 형이 해다가 주셨습니다..
진상을 부린 것은 아닙니다만
ㅋㅋㅋㅋ
서버 형님은 되게 잘 하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영어 의사소통도 되고, 잘생겼는데 묘하게 타일러 라쉬 닮은 것 같고, 무엇보다 친절하게 접객하셔서 참 마음에 들었네요.
깔끔한 맛의 가스파초를 먹다 보니 한국 토마토랑 외국 토마토랑 참 맛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한국 과일 채소가 나은 것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토마토 같은 건 아무래도 외국 토마토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쿠스쿠스는 처음 먹어봤는데, 저 알갱이같은 식감이랑 미역이 엄청 잘 어울립니다. 씹는 맛도 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도 같이 즐길 수 있고요. 스페인 음식답지 않게 간이 짜거나 하다는 생각도 안 들었습니다.
생 내륙지방인 톨레도 답지 않게 연어도 엄청 신선해 보였습니다. 맛도 좋고 식감도 좋고
연어알은 좀 짰지만 다 알고 먹는 거니까 괜찮았고요.

야밤에 위꼴...




일단 남녀 둘이 먹기에 양이 매우 푸짐했고, 상대적으로 쌀이 다른 가게들보다 조금 더 먹기 좋게 익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요거는 스페인 요리답게 조금 짜기는 했지만 ㅋㅋㅋㅋ 그래도 남기지 않고 싹 비울 수 있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랍스터도 맛있기는 했습니다만 조금.. 빼먹기가 귀찮아서 고만...
다음에 랍스터랑 다른 걸 선택할 수 있으면 새우를 선택하려구요...
저는 귀찮아서 감자탕도 잘 안 먹으려는 사람인데 이런 갑각류는 쥐약이네요. ㅋㅋ

네스프레소 기계로 에스프레소를 타 준 듯 합니다 ㅋㅋㅋ
옆에 네스프레소 초콜렛도 하나 놓아주니 비주얼이 좋군요.
유럽 나와서 커피 달라고 하면 에스프레소 준다는 게 정말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드는 비주얼인데..
저 옆에 있는 설탕을 한 큐에 다 털어넣고 휘휘 젓지 않은 채로 한 입에 톡 털어넣는 게 이탈리아 방식이라고 신혼여행 때 배웠었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쏙 마셔봅니다.
맛은 네스프레소 맛 ㅋㅋㅋㅋ
낫배드~

둘이 좋은 식당에서 술도 먹고 메뉴도 이것저것 시켜먹고 랍스터도 먹고 했는데 66.3유로
물론 싼 가격은 절대 아닙니다만 퀄리티 대비 충분히 경쟁력있는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톨레도 오셨을 때 인당 35유로 잡고 식사하실 계획 있으시면 한 번 가 보세요
실망 안 하실 것 같습니다.
트립어드바이저 사이트에서 온라인 예약도 가능합니다. ^0^
덧글
향은 만족을 모르는 아내도 만족했으니 좋았을 것 같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