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늦은 시간에 유자시오라멘으로 유명한 아후리에 가 보았습니다.
도쿄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지 이름은 몇 번 들어보았었는데, 아예 밤 12시 넘어서 영업하는 가게를 찾다보니 아후리 에비스점이 있어서 거기에 가 보게 되었네요.

阿夫利 라고 쓰네요 ㅋㅋㅋㅋ 아후리...
새벽 5시까지 합니다.
NuRi's Tools - Google Maps 변환기
야마노테선 에비스역에서 걸어서 3분 정도 걸립니다. 가까워요.

메뉴가 많은데, 제일 만만한 유자 시오 라멘 (첫 줄 3번째) 을 시켰습니다.
시오라멘을 좋아하고.. 유자도 좋아하고...

이상하게 깔아보면서 英語はダメです 하네요.
그러면서 자리 앞에 있는 이 카드를 들고 또 일본어로 쏼라쏼라 합니다.
근데 같은 말을 하더라도 표정이나 말투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지 않습니까?
제가 느끼기에는 이 직원새끼가 "일본에 왔으면 일본어로 해야지" 식으로 좀 귀찮다는 듯 말했던 것 같았거든요.
아니 내가 영어로 뭘 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영어 카드도 있겠다 그냥 그거 보여주고 닭기름 양 선택하라고 하면 되는 건데 말투가 영 재수없길래 앉자마자 기분이 팍 상했습니다.
타국에 가서 타국 기본적인 언어를 하는 건 기본일 수 있지만, 그게 잘 안 된다고 기분나쁘게 얘기할 필요가 있나? 싶네요.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던데 그래서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하여튼 재수없는 직원에게 오른쪽의 엑스트라 치유 메뉴를 선택하겠다고 했습니다.
thicker mouthfeel soup with extra chiyu 라니 진한 맛이겠거니!

유즈시오라멘 980엔
직원이 재수없는 새끼일지언정 라멘에 무슨 죄가 있는 건 아니죠.
또라이는 또라이고 라멘은 라멘인 법
먹어보도록 합니다.

위에 올라간 유자 조각이랑 면이랑 국물이랑 같이 먹으면 맛있습니다.
유자 향이 잘 어울리는 느낌.
기름이 동동 떠 있는 느낌이지만 느끼하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시오라멘 잘 하는 집에 가면 보통 그렇죠.
면은 뭐 괜찮게 삶았다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엄청 인상에 남거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챠슈는 기름이 꽤 있는데 부드럽게 잘 넘어가네요. 이런 거 좋습니다.
예전에 히로시마 쪽에서 먹었었던 유즈도리소바 랑 비교해 본다면 그 쪽이 조금 더 시원하고 면 삶기도 더 괜찮았던 느낌이네요.
참고: [오노미치] 도리소바 본점 - 은은한 유자 국물과 부드러운 닭고기 챠슈
그렇다고 해도 아후리가 맛이 없었다거나 한 건 아니고 한 끼 식사로 괜찮게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쪽이 조금 더 우리가 생각하는 '라멘' 의 이미지에 가까운 음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일본어 모른다고 좆같은 대우를 받거나 할 우려가 있으니 에비스점 말고 다른 지점에서 드시면 더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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