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동네에서 이름높은 비스트로 뽈뽀에 다녀왔습니다.
블로그 등지에서 몇 년 전부터 이름은 많이 봐 왔는데 집 근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갈 일이 없어서...
어쩌다보니 "드디어" 가 보게 되었네요.
NuRi's Tools - Google Maps 변환기
위치는 이쯤입니다.
내방역과 구반포역의 애매한 사이, 함지박사거리 서래마을 초입길 옆 골목에서 시작하는 방배로 42길, 속칭 방배사이길; 안에 있습니다.
그냥 동네 길인 줄 알았는데 방배사이길이라고 이름이 알려지고 이런저런 가게들이 생기고 하는 걸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네요.

다 먹고 나오면서 찍은 거라 Closed가 붙어 있네요. ㅋㅋ


사장님이 메뉴판 두 개를 가져다 주셨어요. 하나는 요리 하나는 음료 및 주류


괜찮아요! 어차피 곧 또 바꿀 거니까!
메뉴 얘기를 하자면 뭔가 특이하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메뉴들이 잔뜩 있습니다.

맥주도 신기한 것들이 많았는데 사정상 낮술을 할 수는 없었읍니다...
느 집엔 이거 읍지.. 힝 낮맥주가 제맛이라던데...

예약 없이는 앉을 자리가 없던 가운데 계속 요리하시랴 서빙하시랴 엄청 바쁘셨던...
오른쪽 칠판에는 메뉴판에 없는 메뉴들이 오늘의 추천메뉴 느낌으로다가 더 적혀있었습니다.
파스타 면에 가려서 안 보이지만 커피 젤리라는 게 있었는데 좀 신기했습니다.
커피 젤리?

ㅋㅋㅋㅋ 고수 ㅋㅋㅋㅋㅋ 샐러드 ㅋㅋㅋㅋㅋㅋ
못 먹는 사람은 돈 받고도 못 먹을 것만 같은 고수 샐러드...
반숙 달걀이 위에 올라가 있는데 마치 라멘집 같은 느낌도 드네요.

그냥 쌩으로 고수만 잔뜩 올려져 있는 가운데 드레싱으로 참기름 같은 오일이랑 소금간 플러스 약간 새콤한 무언가가 더해져 있는데, 이 조합이 생각 이상으로 괜찮았습니다. 간도 적당히 짜고 과하지 않게 새콤하고 고수 향이 너무 진하지도 않고 좋았던 것 같네요.
요새 집에서도 샐러드에 올리브유 발사믹 소금 정도 해서 많이 해 먹곤 하는데, 소금간을 딱 적당히 살짝 짤 정도로 할 때 가장 맛있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요 고수 샐러드에서 그런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있었습니다.

lamb이나 mutton이 아니라 소의 위입니다. 양곱창 양곰탕 할 때 그 양...
다 아시죠? ^.^

찰박하게 담긴 국물에서는 뭔가 내장류의 그런 맛이 나는데,
음...
미묘하네요...
양 자체도 씹으면서 오 재료가 좋다. 괜찮다 싶은 생각은 드는데 정작 조리가 다 된 메인 요리에서 크게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이런 걸 없어서 못 먹었지 못 먹어서 못 먹는 사람은 아닌데도, 크게 다시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네요.
빵에서는 약간 사워도우 빵같은 신 맛이 났는데 요건 괜찮았습니다.


전복 신선하고 좋습니다. 조리를 엄청 잘 하셔서 식감이 부드러운데 쫄깃하고 전복 향도 느낄 수 있고 좋았습니다.
면 맘에 안 들었습니다.. 좀 많이 익혀서 퍼지기 살짝 전까지 간 것 같은데 업장 스타일이 원래 그런 걸까요?
원래 많이 익혀서 먹는 걸 좋아하는 마누라는 괜찮았다고 하는데.. 이 때만 이랬는지 요렇게 조리하시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면에 올리브유 코팅이 잘 된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약간 좀 따로 노는 느낌? 을 받았고, 아마 실수였겠지만 간이 많이 밍밍해서.. 소금을 따로 받아서 더 뿌려서 섞어 먹었습니다...
간을 더 하니 좀 나아졌지만, 음 글쎄요
명성만큼 좋은 인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메인을 다 먹고 디저트로는 커피 젤리를 시켜봅니다.

위에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습니다.


먹었는데 오오
젤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젤리라기보다는 진한 커피 원액을 젤라틴처럼 살짝 굳혀놓은 느낌이?
단 맛이 없고 진한 커피맛만 있는데, 위에 같이 올라가있는 아이스크림이랑 함께 먹으니까 와 이게 맛있습니다.
고수 샐러드에서 기대 빡 했다가 메인들에서 에? 에... 하면서 떨어진 텐션을 나가기 직전에 끌어올려주는 그런 느낌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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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맛알못 입장에서도 가게에서 식재료 좋은 걸 쓰시는 것 같은 느낌이 확 들고, 여러 모로 조리도 훌륭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정작 메인 요리들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었습니다.
면이나 조림 요리가 주력이 아니어서 그랬던 걸까요? 좋은 식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스테이크 같은 메뉴를 시켰으면 더 좋았을 것인지? 아니면 비스트로니까 괜찮은 술하고 같이 즐겼어야 하는 것일지?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알아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덧글
글 써 놓고 혹시 아니다 이 알못아 이런 댓글 달릴까봐 걱정했는데 그래도 뭔가 맘이 놓이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