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전 쯤에 다녀온 합정의 돼지곰탕집 옥동식입니다.
돼지국밥이 아니라 돼지곰탕이라니 특이하죠?

한참 흥하는 상수 쪽 방향은 아니고 반대방향이니 주의하세요.

버크셔 돼지고기를 사용하신다고 하는데 그 박스인가봅니다.
(사진은 다 먹고 나오면서 7시에 찍은 거라 "매진" 이 붙어있네요.)
상호는 셰프님 성함에서 한자만 바꾼 거라고 합니다.

돼지곰탕 단일 메뉴에 크기만 다르고, 뭔가 아쉬운 사람들을 위한 잔술을 팔고 있습니다.
미슐랭이니 블루리본이니 코릿? 이니 하는 것들이 잔뜩 붙어있다보니 기대가 up

놋그릇 같은 것들이 잔뜩 있는데 왠지 한식삘이 up up
앞에 있는 집게랑 뚜껑 닫혀있는 통은 김치통이고, 왼쪽의 양념은 고기를 찍어먹는 양념입니다.

보기보다는 좀 많습니다만 많이 많지는 않네요.
술은 소주 같은데 어디서 마셔본 느낌이다 싶었더니 황금보리소주를 따라주시는 거라고 합니다.
국물이랑 함께 마시기 좋겠다 싶은 느낌이

밥은 고기 아래에 깔려있습니다. 토렴을 해서 주시는 것 같네요.
특도 그렇게 되게 많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먹다보면 또 아예 적은 양은 아닙니다만), 옆 테이블 먹는 걸 보니 일반 그릇은 지름이 저기 있는 고기 사이즈 정도더라구요.
양이 많은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보시면 뭔가 기름이 좀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국물을 한 숟가락 드셔 보시면 생각지도 못한 깔끔한 맛에 띠용 하게 됩니다.
나주곰탕 돼지 버전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돼지 맛이 살짝 있기는 합니다만 엄청 세게 나는 게 아니라 살짝 올라오다가 국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 거기서 딱 끝나는 맺고 끝음이 확실한 맛입니다. 입 안에 돼지향이 남거나 그렇지도 않는 것 같고요.
하나 인상깊었던 점은, 음식을 내 주실 때 국물 온도가 막 팔팔 끓거나 너무 뜨겁거나 그렇지 않고 적당한 온도로 나옵니다. 밥을 토렴해서 주셔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요.
저한테는 참 좋았는데, 팔팔 끓는 국물 원하시는 (일부) 분들께는 별로 안 좋은 방식일 수도 있겠군요.


비계가 입에 넣으면 녹는 스타일인데 아예 참치처럼 녹아들어가는 건 아니고, 적절히 씹으면 기름 쫘-악 퍼지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좋습니다.
살코기는 씹는 맛이 있는데, 딱 퍽퍽해지기 직전에 잘 끊은 것 같은 느낌이네요. (실제로 거기까지 삶았다는 게 아니라 제가 씹어보았을 때는 좀만 더 했으면 퍽퍽해지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니 오해는 ㄴㄴ해여)
고기만 씹어먹었을 때에는 음 그냥 잘 삶아진 돼지고기군 싶은데, 밥이랑 국물이랑 같이 곁들여서 돼지곰탕으로 먹기에는 적절한 것 같습니다.
입 크신 분들은 한 입에 다 넣고 우물우물 해도 좋으실 것 같은데 입 작으신 분들이면 이게 고기 넓이가 좀 커서 반씩 찢어드셔야 할 것 같고요.
과한 맛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슴슴하지도 않고, 먹다보면 소금의 기운도 살짝 느낄 수 있는 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돼지국밥하고는 다른 나주곰탕의 느낌이 나는 돼지곰탕이라는 메뉴도 신기하기만 한 게 아니라 충분히 맛있었고요.
그리고 밥을 어떻게 뭘로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밥이 맛있네요 여기.. 국물 속에 빠져있는데도 불구하고 티가 나는 밥.
역시 한식은 밥 맛있는 곳이 좋습니다.
위치가 위치니만큼 많이 찾아가거나 재방문을 조만간 하거나 그러지는 못하겠지만; 근처에 가실 일 있으면 식사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녁 7시쯤 되면 보통 매진되는 것 같으니 적당히 일찍 가셔서 드시면 더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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