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짹짹이에서 영업당한 긴자의 닷사이 스토어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효고현의 유명 사케 전용 쌀인 야마다니시키를 정미율 50% 이상으로 잔뜩 깎아서 사용했다느니,
양조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고 쌀로만 만든 준마이 다이긴죠라느니,
뭐 찾아보니 이런저런 말이 나왔는데 아무래도 언제나 그렇듯이 술알못이니까 (-_-)
오오.. 그런가보다.. 까지만 하고 맛을 보러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NuRi's Tools - Google Maps 변환기
위치는 긴자역보다는 히가시긴자 역에 더 가깝군요.

창렬가격으로 유명한 일본 택시를 굳이 잡아탄 이유는 새로 생긴 전국 택시 / JapanTaxi 라는 앱을 이용해 보기 위해서였는데요,
일본 택시회사들이 우버를 잡겠다면서 만든 앱인데, 언제나 새로 생긴 앱이 그렇듯이 가입할 때 GOOGLE 코드를 넣으면 500엔을 할인해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띠용 410엔 나온다더니 실제 요금이 1060엔이 나왔고 500엔이 할인돼서 560엔이 지불됐네요?
이게 무슨 일인가 여기저기 찾아보니, 일본 택시들은 콜을 불렀을 때부터 주행요금을 계산한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어째 택시가 좀 멀리서부터 돌아오는 것 같더라.
쩝;;
1.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를 2. 여러 명이 이용하면서 3. 가까운 곳에 갈 때 4. 할인받아서 쓰게 된다면 참 좋은 앱일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그저.. 편하게 가는 비용.. 560엔..

생각보다 가게 규모가 크지는 않네요.
가게 앞에 몇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가게 안에도 테이블이 3석 정도 더 있는 모습입니다.

순서대로 23%, 39%, 50% 만 남기고 다 깎아버린 쌀이라고 합니다.
남은 게 23% 니까 77%는 깎아내버렸다는 얘기인데 그래서 더 비쌀 수밖에 없겠죠.



포스팅 처음에 잠시 나왔던 야마다-니시키 가 표시되어 있네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일단 알못에게 가장 유리해 보이는 샘플러 - 트라이얼 세트를 마셔보기로 했습니다.
닷사이 23 39 50이 각각 40ml 잔에 나오는 500엔짜리 세트

참고로 매장에는 일본 직원도 있지만 잘생긴 서양 직원도 있습니다.
일본어도 잘 하고 영어로 질문하면 영어로 응대도 잘 해 줍니다.
여자들한테는 좀 더 잘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쌀로별 스타일의 크래커

닷사이 50 - 닷사이 라인업 중 가장 낮은 단계이지만, 품질 기준은 만족시키는 술
닷사이 39 -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의 술이며, 부드럽고 풍부한 맛과 상쾌한 피니시를 자랑
닷사이 23 - 상업용 사케 중 가장 높은 정미율을 자랑하며, 멜론과 복숭아의 화려한 향과 우아하고 길게 여운이 남는 피니시를 선보임
이라는군요.

마시는 순서를 물어보니 23부터 39 50의 순서로 마셔보라고 추천해 주네요.
보통 점점 좋은 걸로 가는 게 맞지 않나? 라고 생각했지만 알못과 프로페셔널의 차이가 이런 데에서 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조용히 따라가는 걸로...
그렇게 먼저 마셔본 23은 흡사 연태고량주와도 비슷한 과일향이 살며시 풍기면서, 그 향이 혀에 크리미하게 코팅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드럽고 깔끔하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데 알콜 기운이 살짝 고개를 드는 느낌이었네요.
다음으로 마셔본 39는, 깔끔하기 짝이 없는 23을 먼저 마셔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입 속에서 "내가 술인 걸 잊지 마!" 라고 말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3의 느낌은 비슷하게 살아있지만 약간 알콜이 강조된 것 같은 느낌? 더 취하는 느낌을 받고 싶으면 이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마신 50은 23의 느낌이 좀 남아있지만 한국에서 먹어보던 그 사케의 그 알콜 기운을 느낄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익숙한 맛이라 오히려 가성비 면에서는 제일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세 가지를 비교해 보자면 역시 23이 압승이고 나머지 두 개는 약간 개인 호불호가 갈릴 것 같습니다.
23을 먼저 먹고 39 50 순서로 마시라고 하는 이유는 맛있는 걸 맛보게 한 후 음.. 나머지보다 역시 23이 낫군.. 23을 사가야지.. 하는 상술이 아닐까요?

알면서도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그냥 떠나기 아쉬워서

45ml에 2만원이라는 가격을 기꺼이 내고 부르주아 행세를 할 정도로 돈이 많은 것은 아니고 그냥 기분에 취해서...


초고급 와인과도 겨룰 수 있는 초 프리미엄 사케를 목표로 만든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병에 붙어있는 라벨들은 야마모토 이치유 라는 서예가가 일본 고유의 종이인 미노와시에 하나하나 손으로 써서 붙인 제품이라고 하는군요.

오오 캘리그래피 오오..

사실 먼저 따라주고 병 사진은 나중에 찍었습니다. ㅋㅋ
맛은
ㅗㅜㅑ
퍄퍄
닷사이 23에서 느낄 수 있는 향과 맛을 모두 두 단계씩 업그레이드 한 느낌입니다.
혀에 부드럽게 감기는 맛, 과일향, 사뿐히 남는 뒷맛, 알콜잡내 없이 목으로 부드럽게 넘어가는 느낌, 모든 것이 와 이건 진짜 고급이다 싶은 그런 맛.
가격을 보니 720ml 한 병에 32,000엔.
닷사이 23은 5,200엔.
그냥.. 23사자...
돈이 많거나 남의 돈으로 먹거나 아니면 스토어에서 2만원 주고 한 잔 맛 보는 경험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근데 정말 한 번 정도는 마셔볼 만 한 것 같습니다. 알못이 느끼기에도 23과 또 다른 세계가 느껴지네요.
다른 곳보다 여기가 싸게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닷사이 23 같은 술 한 병에 5,200엔 정도라면 도쿄 갈 때마다 한 병씩 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방문이었습니다.
긴자에 가게를 내서 시음을 시켜주는 이유가 이런 소비자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있겠죠.
여튼 꼭 술이 아니더라도 사케가 든 아이스크림도 있고, 스파클링 사케도 있어서 가볍게 드실 수 있는 메뉴도 있다고 하니 긴자를 지나가실 일이 있다면 한 번씩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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