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에 일본 큐슈 여행 갔을 때 온천마을에서 팔고 있던 쟈-지 우유를 사 먹어보았었는데 꽤 맛있는 우유였습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이름이 이상한 우유로군 하고 기억에서 지우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짠!
한국에서도 드디어 저지 우유를 팔기 시작했어요! 하는 트윗을 보았거든요.

봤는데 어떻게 할까요?
그냥 보고 아 그렇구나 할까요?
아니죠.
가야죠.

서초 롯데마트 지하 식품관에 위치한 밀크홀1937
우유병모형 아래에 특유의 촌티나는 글씨체로 "서울우유협동조합" 이라고 써 있네요.

깊고 풍부한 우유 맛이 고대로다가
Jersey라고 쓰면 그런가보다 싶은데 저지라고 쓰면 저지방 우유 같고 ジャージ 라고 쓰면 이하생략


이게 예쁘네요...
사구십따..

아이스크림 4100원 → 3800원
저지우유 330ml 3300원 → 2800원
저지우유 180ml 2600원 → 2100원
보통 우유 930ml짜리 한 팩에 1600~2400원 정도 하니까 암만 할인을 하더라도 부담이 되는 가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왔는데 그럼 그냥 갑니까?


고운 아이스크림의 자태
백미당에서 파는 그 아이스크림마냥 밀도가 높고 입자가 고운 느낌입니다.
백미당은 사실 N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고 있는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입에 한 입 넣어 봅니다.
오오오!
하는 맛까지는 나지 않았습니다. 기대와 다르게;;;
분명 맛있고 깔끔한데 제가 기대한 건 깔끔이 아니라 묵직이었는데 흠
"우유 아이스크림" 에서 "아이스크림" 의 달콤함보다는 "우유" 의 농후한 맛을 살리고자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결과물은 저지 우유를 얼려서 차게 아이스크림으로 먹었는데 우유가 좋으니 식감이 좋았다 - 정도의 느낌밖에는 안 들었거든요.
술알못 맛알못에 이어 우알못이 또?

유리병인데다가 신경써서 택까지 붙여주니까 더 그럴싸합니다.
로고는 어떻게 좀 바꿔볼 생각은 없을까요?

쉽게 벗기라고 살짝 위로 튀어나온 부분이 있습니다만 정말 살짝 튀어나와서 고만
우유를 한 입 먹어보고 나서 아까 아이스크림이 왜 그런 맛이었는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우유 대비해서 저지방 우유는 상대적으로 입 안에 남는 텁텁함이 적고 깔끔한 맛이지만 지방에서 오는 고소한 맛이 덜하다고 느낍니다.
반대로 프리미엄 우유라고 파는 제품들은 우유 자체의 풍미나 고소한 맛이 강한 반면에 입 안에서 맛이 오래 남거나 심한 경우는 찐득하기까지 하거든요.
제가 기대한 건 이런 프리미엄 우유의 찐득함! 일본에서 먹던 것보다 더 진하고 더더 고소한 슈퍼우유!! 였는데 실제 맛본 우유는 저지방 우유처럼 깔끔하게 넘어가는데 입 안에서는 고소한 맛이 남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우유의 풍미가 약간은 덜한 것 같고요. 제가 기대했던 거랑은 좀 다르죠.
마치 돼지냄새 터지는 식당에서 찐득한 돼지국밥을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돼지국밥이 아니라 돼지곰탕 파는 가게였고 국물이 맑은데 진하기는 하지만 걸쭉하지 않아서 실망을 주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 깔끔한 돼지곰탕 참고 포스트 : [합정] 옥동식 - 깔끔한 돼지곰탕, 돼지국밥 아님
아마 자기의 우유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좀 갈릴 것 같은데, 아내는 그런 찐득하고 텁텁한 우유를 싫어하고 흰우유도 안 좋아하거든요. 이거를 가져다 줬더니 완전 자기 취향이라며 맛있다며 손뼉을 치는데 음 글쎄요. 저는 당분간 다시 먹지는 않을 것 같네요..
제가 기대했던, 홋카이도에서 먹었던 그런 생크림이 묻어있을 것 같은 우유를 파는 곳이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흑흑
* 찐득한 우유 참고 포스트 : [홋카이도 온천 여행] 7. JR키타하마 역 재방문, 요로우시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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