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에 서울역 근방에 생겼다는 "유즈라멘" 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영업시간이 짧아 직장인이 방문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토요일 오전에 잠을 포기하고 가서 먹어보았는데요

살을 팡팡 태우며 강을 건너서 가는중

그냥 262 버스 타고 가면 저기 근처에 떨궈주니 그게 제일 낫지 않을가요

저기 신도림에 처음 있을 때부터 간다 간다 하고 못 가봤는데
빨리 가서 개돼지처럼 먹고싶습니다.

금동전기 아니고 김기동전기 아니고 유즈라멘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우동 국내원탑인 대우전자 지정점(← 터치 or 클릭) 처럼 폼과 멋으로 간판을 내버려두신 것이 아닐지


흑흑
다른 곳에서 보니 고깃집도 하시고 포차도 하시고 능력있고 바쁜 대표님인가 싶네요.
어케 지금 같이 뛰어들어서 일배우고 장사하자 먹고살자 할 수도 있을 것 같으니 관심 있으시면 츄라이 츄라이


(매운/안매운)(유즈/안유즈)(시오/쇼유) 라멘이 있고, 유즈 츠케멘이 있는데 중도 대도 만천원

뭐 따로 설명할 것도 없이 잘 설명되어 있는데 누가 썼는지 글씨 잘 썼네요.

추가메뉴가 이것저것 많은데 버크셔K 샤브샤브랑 루꼴라, 멘마를 추가해봄

공통점은 "일본" ?

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고 물어볼 필요도 없고 블로그질에 최적화된 가게입니다 넘모넘모 행복해

제가 좋아하는 돼지 샤부샤부..
가고시마 이치니산 많이 사랑해 주십시오.

저 착즙액은 안 그래보이지만 사실 꽤 높은 위치에 올라가 있어서

뭐 하나 아래로 떨어지면 혼자서는 주울 수 없고 박☆살도 각오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 구조가 이럴까 약간 궁금증을 가졌지만 대충 넘어가기로 하구

사진이 왼쪽으로 쏠렸지만 좌파는 아닙니다.
계란은 그냥 계란이라 코멘트할 게 없습니다.

챠슈를 두 가지로 나누면 씹히는 류의 챠슈랑 녹는 류의 챠슈가 있는데 여기 건 전자입니다.
사진 찍고 큰 화면으로 보기 전까지는 고기 중간중간에 기름이 저렇게 예쁘게 박혀있는지 몰랐는데 그래서 그런 지는 몰라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씹히는 게 꽤 괜찮습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좋은 것 같네요.
아래 보이는 면이 훌륭한데, 아까 "자가제면" "통밀 가는면" 이라고 써있지 않았습니까? 그 말대로 면에서 "나는 통밀이고 먹어보면 알 거다" 라는 느낌이 폴폴 납니다.
면삶기도 보통보다 살짝 거슬리지 않게 딱딱한 쪽인데 면을 씹으면 툭 끊어지는 게 아니라 탄성이 좀 있어서 오.. 여기 면 맛있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저걸 좀 넣고 간을 맞추니 이제 라멘이 괜찮아졌습니다. 소금만 넣었을 뿐인데 왠지 유자맛도 국물에 좀 더 배어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엑 이게머야 맛없다 싶으면 간을 맞춰보세요.
일본에서 먹어본 아후리 같은 곳의 유자 라멘과 비교해보면 산뜻한 맛은 좀 덜하고 약간 더 진한 느낌인데 아마 닭육수에 해산물 육수까지 같이 쓴 더블스프라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유즈시오라는 면에서는 같지만 디테일은 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엄청 진하거나 깊은 맛이 있는 것은 아니고 이 쪽도 가벼운 육수인 건 동일합니다.
사실 저는 한 번에 아 유자다! 산뜻하다! 하고 특징이 뙇 하고 와닿는 산뜻한 쪽을 좀 더 좋아합니다만(보통 여자들이 이런 거 더 좋아한다고 하던데) 이 쪽도 나름의 수요가 또 있지 않을까요.
참고 포스트: [도쿄] AFURI 유즈시오라멘 - 은 맛있었는데 직원의 상태가? (AFURI 에비스점)


피자나 파스타랑 먹던 루꼴라를 넣어서 면이랑 같이 먹으니 뭔가 양식을 먹는 듯한 느낌으로 새롭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칭찬할 만한 토핑이 아닌가 싶네요. 최근에 도쿄에서 먹었던 무기토 올리브의 대합 라멘에서도 이런 류의 양식? 경양식? 느낌을 받았었는데, 종류는 많이 다르지만 라멘에서 느끼지 못했던 트렌디한 맛이라고 느꼈거든요.
참고 포스트: [도쿄] むぎとオリーブ (Mugi to Olive, 보리와 올리브) - 신기한 맛의 대합 라멘
자가제면한 면이 너무 괜찮고 유자 넣은 시오라멘 육수는 가볍기도 하거니와 한국에 없던 거라 먹어보기에 괜찮고 루꼴라 같은 토핑 넣어서 먹기에 재미나고 멘마 토핑도 추가하면 맛있고 (특별히 쓸 말은 없어서 뺌)
여러 가지의 좋은 점이 있습니다만 단점은 위치와 영업시간...
낮에도 시간이 있는 대학생들이 가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후리 안 가보셨으면 비교대상도 없으니 특히 추천합니다. 새로 맛볼만 합니다.
이런 류 가게 중에 제가 좋아하는 오노미치의 도리소바 본점 을 소개 드리면서 포스팅을 마칩니다.
더 산뜻하고 면도 더 맛있고 양도 많고 닭고기 토핑도 부드럽고 쫄깃하고 다 좋은데 오노미치는 커녕 히로시마에 갈 기회도 잘 없다... 흑흑
그러니 유즈라멘이라도 가주세요.
덧글
아직 대우전자서비스도 못가봤는데 금동전기도 일단은 위시리스트에 저장해 놓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