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서초] 설눈 - 본격 고려호텔 오리지날 평양냉면의 맛 돼지꿀꿀


오리지날의 맛이라고 써 놓았으나 사실 진짜 오리지날인지는 잘 모릅니다.
제가 평양에 가 본 적이 읍어서...

그래도 현지인이 내려와서 하는 거니까 오리지날에 제일 가깝지 않을까요?


암튼

원래 이 가게가 처음에는 4월 말인가에 오픈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무슨 트러블이 있었는지 오픈한지 얼마 안 돼서 가게를 다시 닫았더라구요. 그래서 잊고 있다가 다시 열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래 어디 한 번 가 보자 얼마나 맛있나 보자 하고 팔짱을 끼고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위치는 서초역 1번출구에서 이차저차 찾아가면 금방 갈 수 있는 위치인데 골목 한구석에 있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 다들 쓰시죠? 보고 찾아가시면 되는것


뭔가 나무도 박아넣고 벽돌도 예쁘고 새 가게라고 단장을 많이 하셨습니다.

Since 1977 이라고 써 있는데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신촌에 새로 개업했던 가게 생각이 납니다.
분명히 어제 생긴 가게인데 간판에 20년 전통을 자랑하고 있어서 뭐지? 지옥에서 온 가게인가?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요..
여기는 그런 건 아니고 북한 경력까지 다 합쳐서 쓰신 모양입니다.


메뉴판

요리하시는 사장님이 주방에 계시고 서빙하시는 분 중 한 분도 북에서 오신 분 같습니다.
물어보지는 않았는데 느낌이 그렇슴.

육수에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다 넣었다고 하는데, 고명에도 세 가지가 다 들어가 있더군요.
신기


코리아 물냉면 / 비빔냉면
일단 첫 방문이니까 냉면을 시켰습니다.

갈비탕은 모르겠고 평양온반은 담에 한 번 먹어보고 싶군요.


냉면만 시키면 좀 아쉬우니 사이드도 하나 시켜보자

그런데 둘이 왔는데 소고기 수육이나 갈비찜 같은 걸 시키기는 좀 과한 것 같고 분명 포장해서 집에 가지고 가야 할 것이야
육회 사진 비주얼이 뭔가 날 것 그 자체라 궁금했습니다만 아내가 이런 건 안 먹어서 ㅋㅋㅋ

결국 녹두전만 하나 시키는 걸로


암튼 그랬구요... 벽 한 쪽 끝에서 주방 쪽을 찍어본 사진

처음 들어갔을 때에는 6시 15분쯤이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뭐지? 홍보가 되지 않은건가? 했는데 6시 반쯤 되니까 테이블에 사람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특성이 그런가봐요.

자리는 넉넉하고 방도 있고 가게를 깔끔하게 잘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겨자통이랑 식초통이 다이소제가 아니라 꽤 멋을 낸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 아니라구예?
다이소에도 저런거 다 있다구예?


밑반찬이랑 녹두전 간장이랑 "무언가"
김치가 맛있어서 금방 다 집어먹고 더 달라고 했습니다. 옆에 있는 무절임도 와이프는 좋아하더군요





먼저 나온 녹두전

제가 사실 녹두전은 별로 즐기지 않아서 뭐라고 정확하게 말을 못 하겠는데...
전 부쳐낸 것이 바스라지지 않고 밀도있게 꽉 찬 맛이 나더군요.
뭔지 정체는 모르겠지만 찐하게 나는 이 맛이 녹두 맛이렷다

소스로 찍어먹으라고 준 간장이 짠맛만 나는 게 아니라 단맛도 살짝 풍기는데 이게 설탕같이 "나 달다! 스윗!" 이런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은은하게 감기는 맛이라 좋았습니다.


그다음 나온 물냉

일반적으로 평양냉면 하면 생각나는 국물보다 왠지 뭔가 더 진하고 더 빨간 느낌인데, 서빙해주신 분께 먹는 법을 여쭤보았더니 물냉 옆에 있는 저 소스를 풀어서 먹으면 된다고 하는군요.

오~
위에 얘기한 "무언가" 가 물냉면 소스였던 것입니다.
국물 안에 소스가 원래 조금 들어가 있는데 필요한 만큼 더 넣어서 간도 맞추고 좀 더 맛있게 드시라는 취지.

섞어서 먹어보니 일반적으로 먹던 평양냉면의 "그 국물맛" 에 소스간이 적당히 섞여서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맨날 아예 아무것도 안 타고 슴슴하게 먹으면서

이것은 육향이다. 육향인겨...
고기맛을 핀셋으로 콕콕찝어 느껴보자...
못느끼는 알못은 먹을 자격이 없는겨...

하고 셀프자해를 해 왔었는데요, 이것은 마치

"ㅎ 그딴짓 안해도 됨 여기 소스 잔뜩 섞고 식초타고 겨자타서 빠빠 빨간맛을 느껴보셈"

이라고 말하는 듯한, 오리지날 본토 가게의 권위에서 나오는 힘

냉면 먹을 때에는 쇠식기를 쓰면 안 되니 식초와 겨자는 치면 안 되니 하는 말만 주워듣다가 이렇게 오리지날 쉐키쉐키 냉면을 먹게 되다니 신기하고 아주 좋군요.


이게 아까 자랑하던 메밀면

가운데 보이는 저 까만게 메밀껍질입니다. 면 뽑을 때 같이 넣고 돌릿돌릿 하면 저렇게 된다나봐요

면이 무슨 순메밀면마냥 막 뚝뚝 끊어지고 이런 건 아닌 거 봐서 뭔가 잘 섞은 것 같은데, 그런데도 면에서 풍겨나오는 메밀향이 입안이랑 코끝에 치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식감도 적당해서 마음에 들어요. 사실 저는 식감때문에 순면보다 이런 걸 더 좋아라 합니다.

순면을 원하면 집근처에 있는 "양양메밀막국수" 로 가는 걸로...


요건 아내가 시킨 비냉

육수를 따로 주기도 하고 안에 좀 미리 부어져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잘 섞어서 먹으면 살짝 맵고 살짝 단맛이 느껴지는 양념에 아까 맛있다고 했던 메밀면이 잘 어울려서 큰일이네요 또먹고싶네

보통 평양냉면이 물냉 함흥냉면이 비냉이라고 하지 않나 싶은데 저는 물론 물도 좋지만 비냉이 되게 맛있었습니다.

근데 매운 걸 잘 못 드시는 분(=같이 가신 분)들은 약간 조심하셔야 할 수도 있는데요, 제가 볼 때는 크게 매운 것 같지는 않은데 엄청 헥헥 맵다 헉헉 죽겠다 하더라구요.
사람 많이 타는 듯 하니 주의하십시오.


아까 처음에 얘기했던 것과 같이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가 들어있는데요 닭고기고명은 좀 신기 ㅎㅎ
비냉에는 사진에는 없지만 네모깍둑썰기한 장조림 같은 고기도 들어있는데, 분명히 냉면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색다른 맛이 입안에 훅 들어오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요건 물냉에 들어있는 닭고기
막 라멘에 든 것처럼 야들야들하고 그런 느낌은 아니지만 먹을만합니다.

빨간 국물은 다시 봐도 다시 먹고 싶군요 ^..^





먹어본 맛에 먹어본 맛을 더해서 못 먹어본 맛이 나왔는데 조금 가격이 있는 것만 빼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분명히 얼마나 맛있나 보자 하고 팔짱 끼고 갔는데 먹다보니까 팔짱 풀림 -..-;;;

집에서 서리풀터널 통과해서 따릉이 타고 20분컷 좋은 거리에 위치한 식당이라 더 좋네요 냉면 생각나면 종종 갈 것 같음.

다른 메뉴들도 먹고 싶습니다만 그건 영 혼밥메뉴는 아니고 누가 우리 동네로 찾아오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자...


덧글

  • 핑크 코끼리 2019/06/07 08:13 # 답글

    전반적으로 평이 좋군요. 찾아가봐야겠습니다. :)
  • Anonymous 2019/06/07 16:08 #

    맛있게 드시면 좋겠네요 다른 분 리뷰 보니 양념이 과하다든가 기름기가 맘에 안 든다든가 하는 것들도 있더라구요 ㅠㅠ 막 고급지고 그런 건 아니고 이게 북한식인갑다 하는 느낌이기는 합니다. ㅎㅎ
  • 2019/06/07 17:03 # 답글

    호오 여기도 괜찮아보이네요. 오빠 서관면옥도 가봐요! 카톡으로 대기줄서서 괜찮아요. 전 평냉 좋아하는데 노포들만 다니다 요즘 생긴데 가봐도 좋더라고요!!
  • Anonymous 2019/06/10 22:31 #

    서관면옥.. 메모.. ㄳㄳ 가깝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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