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숙소에서는 잠만 자고 맛있는 식당과 술집을 찾아다니며 하는 여행도 신나고 재미있습니다만 그건 큰 도시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시골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숙소에서 자체적으로 밥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지니까요. 그리고 각각의 숙소에서 차려주는 밥들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면 있을 것이고 (물론 양산형 밥도 많기는 합니다;)
숙소의 소개는 지난 포스트 * [아사히카와] 모리노유 호텔 하나카구라 - 가성비가 괜찮은 숙소 소개 * 를 참조해 주세요.

기껏해야 牛 소 豚 돼지 海老 새우 焼き 구이 이런거 보고 대충 통밥으로 때려맞추고 그래서 매번 볼 때마다 이게 뭔소리여 싶고 약만 올랐는데, 이번에는 아예 이 메뉴판을 집에 가지고 와서 네이버 일본어 사전이랑 필기 입력기 가지고 찾아보았습니다만
1) 필기체라 그대로 따라쓰면 인식이 잘 안 되고
2) 생선이름같은 건 아예 없는 한자라 사전 말고 인터넷에서 찾아야됨
암튼 열심히 해석했습니다. 사진밑에 달아놓을게요 ㅋㅋㅋㅋㅋ 하 어렵누
물론 일알못이라 엉터리일테지만 그냥 그런가부다 해주세요...

로스트비프, 남만새우 (아마에비)
북해도산 부드러운 문어, 해파리
로스트비프 이름 붙어있는 것들 중에 진짜 맛있다 싶은 곳은 샌프란시스코의 하우스 오브 프라임 립 밖에 없었고 보통 퍽퍽해서 걍 그런데 싶거나(주로 호텔 예식장 등등) 왜 굳이 로스트비프로 만들었는지 모르겠거나 했었는데요 (구워먹으면 더 맛있을 텐데)
요건 부드럽고 질기지도 않고 나름 괜찮았어요.
새우랑 연어알이랑 해파리도 좋았고 문어도 간이 약간 세기는 했습니다만 조리를 적당하게 잘 했음

그런데 생맥은 아사히밖에 안 되고 삿포로는 병맥밖에 없어서 고민하다가 생맥으로 받았습니다.
홋카이도 숙소라고 다 삿포로 클래식 생맥이 있지는 않군요 -..-

하나카구라 마스코트 캐릭터인 하나코쨩이 젓가락에 그려져 있는데 미묘합니다.
탈코를 했나 하고 봤는데 리본을 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고 -0-;;;

청어는 등푸른생선 내성이 있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겠더군요. 좋게 얘기하면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건데 나쁘게 얘기하면 재료의 맛을 견디지 못하면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 물론 저는 저런맛 좋아합니다. 앞에계신분 것까지 다 뺏아먹음. 후후
참치는 맛없는 곳이 있습니까?

필기체 한자가 해석이 안됨 ㅋㅋ
밑에 깔린 그릇은 감자로 만든 것 같은데 기름기와 소금기가 엄청납니다만 그 덕분에 맥주 안주로 계속 떼어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계속 만족스러움

저 소스 정체를 다녀온지 2주가 다 되어가는 오늘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아 일본어 공부좀.. 근데 이런 음식이름 일본어랑 한자들은 생활일본어랑 여행일본어 공부한다고 알 수가 있는건가

버섯이랑 채소랑 같이 끓여먹는 고기인데도 육즙이 살아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니면 육즙을 가장한 채소즙일지도 ㅋㅋㅋ 암튼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은박지 같은 걸로 싸서 구운 요리를 츠츠미야키라고 한다구 하네요. 위에는 일본 스테이크 소스 같은 게 끼얹어져 있습니다.
소고기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데 옆에 가니쉬들, 특히 오른쪽에 토마토맛 무언가랑 같이 먹으니 맛이 잘 어우러져서 감탄했습니다. 별 상관없는 맛 같은데 같이 먹으니 괜찮더군요.
예전에는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즐기자, 소스따위 장식에 불과하다, 고기는 소금이랑, 이런 주의였는데 점점 가면 갈 수록 소스나 다른 음식이랑 같이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군 하는 생각이 들게 되네요.

버섯이랑 뭔가 생선이 들어있는 솥밥입니다. 킨키는 그 킨키 지방 얘기인가-0-;;




딸기 무스
바로크 초코 (ㅋㅋㅋ이름봐)
젤라또 2종 모듬 (홋카이도산 멜론, 바닐라)
초코는 쏘쏘 무스는 걍 그랬는데 역시 홋카이도산 아이스크림.. 게다가 멜론맛...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


지역 와인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눈에 띄는 건... 요이치... ㅎㅎ
하지만 면세점 가격보다 비싸서 안 샀습니다 (;;;)


1층 식당에서 부페식으로 가져올 수 있었는데 하나하나 찍지는 않고 그냥 담아온 음식들을 찍었습니다.
미소시루의 유부토핑들이 맛있었고 생선이랑 닭고기도 괜찮았고 명란젓은 언제나 옳고 기름기밖에 안 보이는 두꺼운 베이컨이 의외로 비주얼 대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지역 쌀인 나나츠보시, 유메피리카, 오보로즈키, 키라라397;;;, 아야히메 5개 품종을 혼합한 쌀이라 병충해에 강해서 농약을 덜 쓸 수 있고 수확량도 많고 끈기랑 단맛이 있고 어쩌고 저쩌고..
암튼 지역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건 알겠습니다. 일본 아니랄까봐 밥맛 자체는 매우 좋았어요. 쌀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두 가지를 같이 가져다놓고 비교해서 마셔보면 맛은 다른데 뭐가 다른지는 설명은 잘 못 하겠지만 암튼 맛있는 맛.
-.-
토요토미 우유는 처음 보는 거라 찾아봤는데 왓카나이 바로 아래의 토요토미쵸에서 나온 브랜드라고 하네요.
2박 3일 일정의 2박째를 이렇게 끝냈고 이제 마지막 복귀날 일정으로 여행 밸리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아사히카와 여행기 다른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 ← 터치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