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전시]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6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서울숲 갤러리아포레 지하1층 mmm에서 열리고 있는 "내 이름은 빨강머리 앤"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어릴 때 만화만 조금 보고 잊었다가 나이 먹고 아저씨가 돼서 와이프가 쓰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보고 다시 앤이 떠올라서 애니도 보고 넷플릭스 드라마 Anne with an E 도 보고 소설도 찾아보고 하고 있던 중 마침 전시도 한다고 해서 콧바람도 쐴 겸 다녀오게 된 것이구요


(다시 빠져들게 된 계기인 카카오톡 이모티콘. 고마워요 길버트)


인터파크 티켓(←터치) 에서 예매하실 수도 있지만, BC카드를 가지고 계신다면 "페이북" 앱에서 2명입장+포스터 1매 = 19000원 할인가로 예매할 수도 있습니다. 할인 조아


서울숲은 처음인데 이게 어디지어디지 하면서 지하로 내려갔습니다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니 이런 벽을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뭔가 하꼬 매표소의 냄새가 납니다만 매표소만 그렇고 들어가면 공간이 꽤 넓습니다.
여기 처음 와 봐서 몰랐어요 *-_-*;;;

참고로 페이북 예약한 이메일 내역을 드렸는데 시스템에 예약번호가 안 보인다고 하는 트러블이 있어서 10분 정도 입장이 지연되었는데요...
페이북에서 "예약이 며칠 남았습니다" 하는 확인 메일도 받았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좀 그렇더군요.
안 그래도 요새 페이북 편의점 이벤트 하는데 결제가 되니 마니 말이 많은 것 같던데 -.-

예전에는 이렇게 제 잘못이 아닌데도 입장이 늦어지고 뭐가 안 돼서 기다리게 되는 일이 발생할 때 동행인이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제 휴업빌런 폐업빌런 각종 사건사고 등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조용히 기다려 주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ㄳㄳ


"이 티켓 한 장을 받기 위해 10여분간 기다렸습니다"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이 티켓을 어디에 쓰려고 하시오?"





뭘 어디에 써 입장해야지
입장하자마자 여러 장의 일러스트를 볼 수 있었는데요, 소설이나 애니나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라면 익숙한 장면들입니다.


여러 개의 방에 전시된 조형품이나 일러스트, 애니, 음악 및 영상들을 앤 타임라인에 맞추어 따라가면서, 빨강머리 앤의 스토리, 소설의 시사점, 작가인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소설을 집필할 당시의 시대상황이나 문화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여러 개의 전시관을 돌며 타임라인을 따라가게 되는데, 각각의 전시관마다 이렇게 일본 세계명작극장 빨강머리 앤 더빙판을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2000년 전에 방영했던 구 더빙판이 있고 신 더빙판이 있는 것 같은데(올레tv에서 본 것 같네요) 아마 신판이 아닌가 싶네요.
구 더빙판은 유튜브에 누가 (불법으로?) 올려놨던데 옛날 서울깍쟁이 말투나 옛날에 쓰던 단어들이 그대로 나와서 또 그것대로의 맛이 있기는 합니다.


(누가 봐도 전시 프롤로그)


사진이 좀 흔들렸지만 암튼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방을 재연해놨다든가 작가 관련 정보라든가 하는 것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매 전시관의 입구마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책에서 발췌한 문구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첫번째 방에서 틀어주는 영상들이 가장 인상깊었는데요, 고아였던 앤의 불우한 과거 이야기를 3개의 메인 영상으로 보여주고 (이렇게 어둡지는 않습니다. HDR을 제대로 못 켜고 찍어서 그런 것)


그린 게이블스로 떠나는 기차 안에서의 앤의 마음을 표현한 영상과 그에 어울리는 사운드, 차창에 손으로 쓰는 듯한 글자와 그림들

글이나 드라마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표현을 통해 앤의 감정선에 공감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한 것 같아서 인상깊었습니다.


방마다 이런 식으로 실제 집필 당시 소설에 반영된 현실이라든가 시대상황 등을 보여주는 설명이 달려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상상 속의 방


저두 나중에 기쁨의 하얀 길을 보러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 가 보고 싶네요.


파노라마 영상


유령의 숲을 재현해 놓은 공간


바닥에 흙이랑 나무 같은 걸 깔아놔서 더 그럴싸합니다. ㅋㅋ


모스부호 통신기가 있는 방 (?)
바닥의 작은 슬리퍼까지 디테일을 살려놓았습니다.


중간중간에 일러스트들로 채워진 곳들도 있고요. 사진은 다이애나와 앤의 즐거운 한 때





앤이 싫어했던 빨강머리를 테마로 한 방입니다.
왼쪽 티비에는 초록색으로 염색하려다 실패해서 미역이 되고 울어버리는 모습이 찍혀있네요. ㅋㅋ


방 전체가 붉은색이고 일러스트들도 으스스


아 정말 싫어했나보다 하고 따로 말하지 않아도 대충 느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TMI


히익 네 안하겠습니다;;;


한 쪽에는 콤플렉스 보관 방도 있는데요


연필로 콤플렉스를 써서 지우개로 지우고 저울에 콤플렉스의 무게를 달아본 뒤 옆에 있는 박스에 훌훌 털어버리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못생겼다든가.. 키가 작다든가.. 배가 나왔다든가.. 기타 스킬이 8500이 안 된다든가..


그렇습니다.


내내 빨간 것들만 있는 건 아니고 차분한 일러스트들도 있고요, 생각보다 그림도 잘 그렸다 싶고 구성도 괜찮아서 마음에 드네요.


바로 그 장면이 티비에 나오길래 한 컷 찍어보았읍니다...


방의 구석구석마다 놓여 있는 소품들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갖다놓은 모습


문구들이 참 좋고 소설에서 드라마에서 애니에서의 앤의 모습과 어울리는데 최근 저런 말을 하시는 분들은 약간 투쟁심을 어긋난 방향으로 더 발휘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쁨의 하얀 길


그린 게이블스의 거실을 재현해 놓은 모습


에이번리 학교와 피자헛(???) 과 메거 크런치(?!?!?!)
협찬이라고 합니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아트샵으로 바로 이어져서 각종 소품들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작정하고 호롤로시켜서 팔려고 만든 상업적인 물건이라 거부감은 하나도 들지 않고 빨리 사야됩니다


여기서도 성할 날이 없는 길버트의 머가리...





평소에 빨강머리 앤에 관심이 있었거나, 애니나 드라마를 재밌게 봤거나, 페미니즘;;; 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하신 분들이라면 재밌게 여러 생각을 하시면서 즐길 수 있는 좋은 전시인 것 같습니다.
츄라이츄라이


덧글

  • 고양이씨 2019/07/06 23:31 # 답글

    정말 이 애니는 재밌었는데 스토리는 생각안나고 길버트의 뚝배기가 깨지는 것만 생각나는 것이 참 기묘한 것 같아요(..
  • 2019/07/17 17:1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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